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닼터
2019.05.30

크라우드펀딩을 위한 판매가(백커가격) 책정

제가 하는 일이 그러하다 보니 이런 저런 스타트업 여러분들도 많이 뵙고, 지원사업 구상도 하고, 정부기관 협력사업도 짜고 뭐 이러고 있습니다만, 최근(사실 최근 뿐만 아니라 허다한 일입니다) 어느 스타트업분을 한 3년만에 만나서 길바닥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결론은 3년 전에 크라우드펀딩에서 캠패인을 한 이후 그 손실(?!?!)을 지난 3년간 틀어 막고 있었다는 사실. 여러분들도 아시겠지만, 적절한 판매가를 책정해서 적당하게 남긴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판매하기 전에 AS 비율을 산출하기도 어렵고, 수출을 한다면 수입국의 세금, 부대비용 등을 사전에 알기도 스타트업 여러분께는 쉽지 않습니다. 그 중에서도 스타트업 여러분들이 범하는 가장 큰 실수는?! 예를 들어보죠. 가령, 어떤 제품을 만드는데, 디자인도 했고, 기구설계도 어느정도 했고, 내부에 들어가는 PCB도 설계가 끝나서 이제 제조에 대한 견적을 받을 차례라고 해 보죠. 그러면 우선,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곳, 그러니까, 사출이든 프레스튼 CNC든, 어떤 공정을 거쳐서 겉을 만들기 위해서 금형견적, 부품견적을 받고, 하드웨어를 만들기 위해 PCB 견적, SMT견적(SMT/SMD는 PCB위에 부품을 다다다다다 박아 넣는 공정/장비)를 받고, 그 모든 구성품을 조립하는 조립에 대한 견적을 받아서, 다시 요약 하자면, 1. 금형견적 2. 부품견적 3. 하드웨어견적 4. 조립견적 이렇게 하면 최종 조립 되는 제품의 견적까지 취합이 됩니다. 자, 제가 이제껏 만나 뵈었던 스타트업 여러분들 거의 대부분이 이렇게 해서 1~4번 까지의 요소를 다 더해서 거기에 마진을 붙입니다. =sum(1~4) 해서 5,000원이 나왔다 해 보죠. 그러고 난 뒤, '아, 그러면 이건 뭐 1,000원만 더 붙이면 20% 마진이네. 괜찮네.' 이러고는 바로 크라우드펀딩에 5,500원에 캠패인을 올립니다. 보통 이렇게 하면, 10% 마진이네, 라고 생각을 하시겠지만, 이거는요, 큰일 납니다... 위에 얘기한 5,000원은 흔히 말하는 '직접재료비' 입니다. 여기에 인건비(그 스타트업도 직원들 월급은 줘야 하잖아요?), 간접재료비(공구비, 테이프, 뭐 기타 등등) 판관비(물건 만들러 뛰어 다니셨으면 기름값 나왔을거 아닙니까? ㅋ) 등등 붙이고, 수출이 있다면 해당 국가까지 배송비는 착불로 한다치고, 국내 운송비에, 재료들 이공장 저공장 옮기고 하는 데 들어가는 운송비, 제품 인증비, 등등등등 너무나도 많은 요소들이 있죠. Rule of 4 라는 것이 있습니다. 위에서 나열한 부대비용, 재료비 외 비용, 인건비 등을 다 합한 합에 4를 곱하면 소비자가가 된다 는 것입니다. 5천원이 위에 얘기한 비용이 전부 포함 된 상태라면 거기다가 4를 곱해서, 20,000원이 소비자가가 되어야 적당하다, 이 말입니다. 스타트업에게는 정말 넘기 힘들고 높기만 한 벽이 있습니다 . 바로 MOQ라는 놈이죠. 어느정도 퀄러티 나오고, 급이 되는 공장에서는 작은 수량의 일을 가져가면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으려 합니다. 작은 수량 소화 하려고, 큰 물량 돌아가고 있는 라인 새워서 다시 세팅하고 하려 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어느정도 규모가 되는 공장의 물량요건을 맞추기는 불가능한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왜냐구요? 예컨데, 크라우드펀딩에서 나름의 대박을 쳐서, 어떤 제품을 30,000개 팔았다고 칩시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완전 대박이죠. 개당 2만원에 3만개 팔았으면, 6억! 대박이죠. 공장입장에서는 수십만 수백만의 물량이 아니면 수지가 맞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적은 수량의 물량도 해 주기는 합니다. 다만, 더 비싼 가격에 돌려야죠. 간단하게 말하자면, 어떤 공장의 특정 부품에 대한 MOQ가 100만개인데, 발주물량이 10만개라면, 100만개 만드는데 들어가는 단가의 10배가 10만개 만드는 단가라.. 이겁니다. 물론 이건 과장이 좀 심하긴 합니다만, 분위기만 읽으시면 되겠습니다. 이러니, 적은 수량이 팔리면 단가는 올라가, 판매가도 올라가, 조금이라도 더 싸게 만드려고 여기저기 사양을 양보하게 되고 퀄러티 떨어지고.. 그러다 보니 더 안팔리게 되고... 스타트업 쉽지 않겠지요? 여튼, 원가계산, 판매가책정 이런거 함부로 하시면 수년간 땜빵하시게 될 수 있습니다. 좀 잘 알아보시고, 교육도 받으시고, 모르시겠으면 돈 내시고 배우시고 하셔야 합니다. 질문 하시면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답해 드립죠.
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리얼남 19.05.30

    진짜 스타트업 입장에서 읽어보기에 정말 좋은 글인 것 같네요.
    스타트업이 정확한 원가 계산한다는게 쉽지 않은 건데....암튼 좋은 글 읽어 교훈 얻고 갑니다. 짱짱!!

  • 닼터 19.06.03

    정확하게 원가를 계산하기 힘든 것은 스타트업이나 일반 기업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꼼꼼하게, 최대한 깊게 \'얼마에 팔아야 얼마가 남고, 얼마가 손해인가\'를 아는 것은 사업을 운영함에 있어 기본중의 기본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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